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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세금 인플레이션, 우리는 매일 화폐가치 하락으로 가난해 지고 있다.

이승남 소장 2024. 2. 27.

보이지 않는 세금 인플레이션

 

오늘은 우리를 매일 가난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세금 인플레이션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강남 아파트 평당 매매 금액 1000만 원 돌파


강남 아파트 평당 매매 금액이 1000만 원이라는 게 말이 돼?

30평형 아파트 집값이 3억이 넘는다니,

이건 정말 거품이야!!

이건 미쳤어!!

이러다 나라 망한다!!

갑자기 웬 뚱딴지같은 소리냐고요.

위에 언급한 내용은 2001년 4월 2일 올라온 실제 기사 내용을 인용한 겁니다.

강남 아파트 평당 매매 금액이 1천만 원을 돌파하면서 전국이 시끌시끌했던 날이죠.

이때만 해도 서초구 아파트 매매 가격은 평당 800~900만 원, 송파구는 700만 원, 서울 평균은 600만 원 선이었습니다. (2001년을 기억해 주세요)

 

서울 아파트 평당 전세금액 1000만 원 초과


그 후 5년이 지난 2006년 10월 11일 이런 기사가 추가로 올라옵니다.

"최근 전세난으로 전세 물건이 자취를 감추면서 서울 시내 아파트 평당 전세금액이 1000만 원을 초과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당 공사비 1000만 원


그 후 세월이 흘러 2023년 8월 23일 현재 이런 기사가 올라왔죠.

서울 아파트 평당 공사비 1000만 원 분양가 천정부지로 뛴다.

강남 30평형 아파트가 3억이라고 해서 나라 망한다고 한지, 20년 조금 지났는데 이젠 공사비만 1000만 원이 넘어갑니다.

90년대 학번인 저희 세대만 해도 부모님이 시장 좌판에서 생선가게 하시는데 아들딸 모두 서울에 대학 보내고 시집장가 잘 보냈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쉽게 듣을 수 있었는데요.

이젠 이런 이야기는 듣기 어려워졌습니다.

예전 우리 부모 세대만 해도 부모님이 한분만 경제활동을 하면 넉넉하진 않더라도 4인 가족이 충분히 생활할 수 있었는데요.

이제는 부모님 두 분 모두와 자녀들까지 일을 해야 하는 생활할 수 있는 시대로 변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요?

대한민국이 가난해진건가요?

아니면 우리가 가난해진 건가요?

아시아의 네 마리 용이라고 불렸던 대한민국은 이제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되었고, GDP도 이탈리아와 비슷한 수준으로 커졌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은 왜 더 나아지지 않은 걸까요?

그때보다 가진 건 더 많아졌는데, 왜 더 오래 일해야 하고, 삶은 더 힘들어졌을까요?

 

썸네일

 

그건 돈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 2010년 유럽재정위기
  • 2016년 중국기업 부채위기
  • 2019년 코로나 팬데믹

이 15년의 기간 동안 세상엔 엄청난 양의 돈이 풀려나왔고, 각 국가의 부채는 급증했습니다.

 

우리는 매일 화폐가치 하락으로 가난해지고 있다.


국가가 부채를 해결하는 네 가지 방법

 

1. 긴축 :

국민 여러분 나라 살림이 어려워졌습니다. 우리 모두 허리띠 졸라매고, 고난의 시기를 잘 넘깁시다. 열심히 벌어서 소득을 늘리고 빚을 갚아요.

일부 어려운 분들 중 파산하는 분들이 나올 테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유권자에게 인기가 없어, 정치인들이 선호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2. 상환유예 :

빚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못 갚아.

그냥 배 째든가.

아니면 이자만 받아

아니야 생각해 보니까

이자도 너무 비싼 거 같아

원금도 깎아주고, 이자는 받지 마.

대출 이자를 없애고, 시간이 아주 오래 걸려도 원금을 조금씩이라도 갚게 하는 방법입니다.

아르헨티나 같은 나라들이 주로 채권국에게 쓰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빚이 과도하게 많은 경우 일본처럼 경기 침체로 장기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는 위험이 있고, 국가 신용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락으로 갈 수가 있죠.

 

3. 부채탕감 :

뭐~이러면 다 망하자는 거죠.

돈을 빌려준 사람도 같이 망하는 겁니다.

자본을 회수해야 하는 채권자 입장에서는 가장 싫어하는 방법입니다.

사회를 통제하는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쓸 수 있는 처방입니다. 도덕적 해이로 금융시스템이 무너질 수도 있어요. 결국 빚진 사람만 좋은 방법이죠.

 

4. 인플레이션 :

네~가장 선호하는 방법입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화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런데요. 시중에 돈이 많아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조금씩 화폐량을 늘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걸 쉽게 눈치채지 못합니다.

그러다 통화량이 너무 많아지고 가치가 낮아졌다는 걸 알게 되면 화폐가치폭락으로 물가는 급등하게 됩니다.

눈치 빠른 사람들은 이미 안전자산으로 갈아탄 이후죠. 화폐가치가 폭락하게 되면 빚은 빛과 같은 속도로 녹아내려서 없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열심히 일해서 한 푼 두 푼 저금을 했던 분들의 화폐가치는 없어지고, 빚을 지고 자산을 산 분들만 부자가 되죠.

 

물가가 오르는 건 인플레이션, 자산가격이 오르면 호황?


생필품 가격이 오르는 물가상승은 인플레이션이라고 해서 각국 중앙은행도 2% 이하로 관리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자산가격이 오르는 건 호황이라고 부르죠.

물가상승이든, 자산가격 거품이든 둘 다 화폐 구매력이 하락해서 발생하는 건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각국의 중앙은행과 언론에선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경제 호황"

흔히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엄청난 돈이 시중에 풀려 나왔고, 최장기간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어 왔지만 인플레이션은 없었다고 하죠. 하지만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이 전 세계 공장 역할은 하면서 장기간 저물가 시대가 유지됐지만 그 기간 동안 자산 가격은 엄청나게 폭등했습니다.

시장에 돈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고, 경제는 잘 돌아가니 다들 호황이라고 기뻐했죠.

집가격이 올라서 부자가 된 거 같죠?

하지만 이건 착시에 불과합니다.

내 집값이 오른 만큼, 다른 집 가격도 같이 올랐으니까요.

물론 현금만 들고 있고, 자산이 없는 분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나은 건 불명하지만, 결코 부자가 된 건 아닙니다. 장부상 명목가치만 올랐을 뿐이죠. 그래서 다들 힘들어하는 겁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헤지가 안된 상태니까요.

열심히 일만 한다고 해서 국가와 사회가 우리를 보호해 주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보이지 않는 세금인 인플레이션 때문에 매일 가난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 어떻게 하면 여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다들 고민해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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